연결

from 11:35 p.m. 2008/06/22 00:45



 "그러니까 별자리교실의 설명대로라면 저 별이 베가니까 직녀별일 테고, 저 별이 알타이르니까 견우별이겠구나. 어떻게 옛날 사람들은 저렇게 멀리 떨어진 두 별이 서로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한 걸까? 그때도 세상은 서로 그리워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던 걸까? 아무리 외로워도 여름밤이면 다들 참 마음이 편안해지고 위로가 됐겠네. 저렇게 멀리 떨어진 별들도 일년에 한 번씩은 서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아무리 힘들어도 참았겠다, 그지? 고개만 들면 거기 서로를 간절히 그리워하는 별들이 보였을 테니까."
 하늘을 올려다보며 정민이 내게 말했다. 할아버지의 입체 누드사진을 들여다볼 때처럼, 무의미한 듯 밤하늘에 흩어져 있던 별들이 하나둘 서로 연결되면서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한 형상으로 떠오르고 있었다. 별들은 오직 서로 연결되고자 하는 소망의 힘으로, 우주가 태어나면서부터 지금까지 그렇게 밤하늘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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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hotographed by BYC

... 그리고 어둠 속에서 하나둘 불빛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. 정민의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면서 더 많은 불빛들이 강변을 날아다녔다. 아주 천천히, 마치 오래 전부터 정민이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이. 자기들을 보려고 어두운 밤에 외할머니를 졸라 가파른 언덕을 넘어 찾아오는 정민이 있기에 이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들은 그렇게 반짝이고 있었다는 듯이.
 "세상의 모든 동물들은 보호색을 지녀 자기를 감추는데, 반딧불이는 왜 그렇게 환하게 자기를 드러내는 걸까? 자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 먼 지구까지 빛을 보내는 저 별들처럼 반딧불이들도 고독한 걸까? 그렇게 해서라도 서로 연결되려고 보호색 따위는 기꺼이 던져버린 것일까? 죽을 각오를 하고서라도 누군가에게 보여지기 위해서?"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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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hotographed by jamelah

- 김연수, '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' -